그 "이랑"을 보신 적이 있으십니까....? 없으시다면, 이야기가
어려워지겠는 데요.
마, "이랑"을 "잔 물결"로 생각하심 될 것 같습니다.
"이랑"은 "골"인데, 골 앞에 "물"이 머릿말로 붙었으니, "물골"로
물에 난 골 만치만 생각해도 멋진 생각이 이어지겠만, 물에 일어
난 골에서 그치지 마시고 "물결"까지 생각을 밀어가보시면 "잔잔
한 물결"까지 일어나겠지요,
봄 들에 나가보시면 새롭게 잘 갈아 놓은 밭을 보고 있을라 치면
골들이 고르게 나 있지요만, 요즈음 같이 경지정리가 잘 된 논밭
에서는 "물이랑"이란 말을 떠올리기는 쉽지 않을 겁니다.
옛 날엔 눈밭의 독들이 굽이져 마치 흐르는 듯 했었고, 그 논밭둑을
따라 이랑이 생기기 마련이었지요. 굽이져 흐르듯한 그 이랑들은 마치
물결마냥 그렇게 찰랑대는 곱고 다정한 느낌을 일으킬 수도 있었지요
만, 아지랑이가 넘실대는 그런 때는 진짜 물결처럼 일렁대더만요.
그런 들녘에서라면 "물이랑"이란 말이 절로 "잔 물결"이란 말을 가름
하고 말겠는데...
아주 잘고 고르니 더 깊고 다붓한 맛을 느끼실 수도 있겠지요.
"물이랑치는 여인의 두 어깨", 흠, 흠-!
겨운 마음에 잔물결 같은 기쁨이 그 여인의 어깨로 찰랑대었을까,
아니면, 슬픔으로 억눌러진 떨림이 그 여인의 어깨를 그렇게 잔잔
히 떨게 했을까...?
어떻든 참 말맛이 좋습니다.
덕분에 좋은 시로 나도 맘 요기하고 싶은데요, 그 그게 어떤 시였는지
일러주시겠습니까. 좋은 날 보내시고요!