묻고 답하기
문장의 비문 판단에 대해
작성자 박병국
등록일2011.05.12
조회수1906
안녕하십니까? 늘 바른 국어생활을 위해 애써 주시는 한말연구학회에 감사를 드립니다.
제가 고등학생용 국어문제집을 보다가 의문이 생겨 질문을 드립니다.

<지문>
……하지만 결과는 좋지 못했다. 대회가 끝나고 우리들은 열심히 노력한 대가를 얻지 못했다는 생각이었다. [서로 부둥켜안고 우는 친구들과 운동장을 떠나지 못하는 친구들도 있었다.]……

여기에서 [ ]부분의 문장이 비문으로 보입니다. 해설서에서는 이 문장은 ‘있었다’와의 호응을 고려해서 “서로 부둥켜안고 우는 친구들도 있었고 운동장을 떠나지 못하는 친구들도 있었다.]로 고쳐야 한다고 합니다.

의문1) [서로 부둥켜안고 우는 친구들과 운동장을 떠나지 못하는 친구들도 있었다.]를 해설처럼 고쳐야 한다면, 그 이유는 ‘친구들도 있었다.’의 ‘역시’를 의미하는 보조사 ‘-도’ 때문이지, ‘있었다.’ 때문이 아니라는 생각입니다. 왜냐하면, 뒤에 나오는 ‘-도’를 다른 조사 ‘-이’로 바꾸었을 경우에는 해설서처럼 고치지 않아도 될 것 같습니다.

의문2) 지문의 [ ] 부분을 해설처럼 고쳤다하더라도 구어체적으로나 쓰일 수 있는, 어색한 문장이라는 생각입니다. 보조사 ‘-도’ 때문에 ‘서로 부둥켜안고 우는 친구들’과 ‘운동장을 떠나지 못하는 친구들’은 공통성과 배타성을 함께 지녀야 하지 않을까요? ‘부둥켜안고 우는 친구들’과 ‘운동장을 떠나지 못하는 친구들’ 사이에는 교집합 부분이 없어야 한다고 생각합니다. 그런데 의미상 ‘서로 부둥켜 안고 우는 친구들’ 중에서 ‘운동장을 떠나지 못하는 친구’가 있을 수 있습니다. 결국 ‘서로 부둥켜안고 울면서 운동장을 떠나지 못하는 친구들이 있었다’가 옳은 표현이라고 생각합니다. 비교나 대조가 동일한 기준에 의해 성립되듯이 위의 문장도 ‘의미론’에서 사용하는 ‘자질’ 개념을 통해 비문임을 설명해 볼 수는 없는지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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