학계 소식
[박이정]조선어학전서 시리즈 출판
작성자 한말연구학회
등록일2001.11.09
조회수4800
이산가족 상봉 때 서울을 방문했던 북한 국어학계의 원로 류렬이 원고지에 직접 쓴 「신라향가연구」를 비롯, 북한 국어학계의 연구성과를 집대성한 단행본 65권이 남한에서 출간되기 시작했다.
여기에는 「조선말 력사」1,2를 비롯해 이미 북한에서도 나왔고 남한에서도 해적판 형태로 선보인 것들이 더러 있으나 대부분은 북한에서도 출간되지 않은 원고본이다.
류렬을 비롯한 저자는 모두 북한 사회과학원 언어학연구소 소속.
국어국문학 전문출판사인 박이정(대표 박찬익)이 독점 출판하기 시작한 이번 '조선어학전서' 시리즈는 이런 점 말고도 발행 규모로 보아 북한 원전으로는 최대로 기록되게 됐다.
이번 작업은 박이정이 북한 사회과학원 언어학연구소(소장 문영호)로부터 이들 원고에 대한 출판권한을 위임받은 중국 옌볜(延邊)사회과학원 언어연구소(소장 전병선)와 국내 출판을 위한 동의서와 합의서에 지난 5, 6월 각각 서명함으로써 성사됐다.
이에 따라 65권 가운데 5권이 이번에 먼저 나왔다.
부교수 학사 김인호가 집필한 「조선어 어원 편람」 상.하를 비롯해 「조선어 문법 편람」(리금일),「조선지명 편람」(평양시편. 방린봉), 「조선어 표기편람」(박동혁)이 그것. 이들은 모두 남북한을 통틀어 처음으로 책으로 나온 것이다.
이중 「조선어 어원편람」은 우리말의 어원을 ▲신체 ▲음식물 ▲옷가지 등 일용잡화 ▲농작물, 식물, 동물과 같은 주제별로 묶어 알기 쉽게 설명하고 있다. 북한 학술서의 주요 특징은 일반인도 이해하기 쉽다는 점인데 이 책이 여기에 해당한다.
조선어 문법편람」은 한글 문법에 대한 기초지식을 풍부한 용례를 들어 풀고 있는데 저자 스스로는 '일반 독자 대중을 위한 것인 만큼 조선어의 문법적 현상에 대한 미시적인 고찰과 학설사(學說史)적인 고찰은 피하고 문법적 범주와 형태들에 대한 기초기념을 주는 데' 주력했다고 말하고 있다.
총 650쪽에 이르는 「조선지명 편람」 평양시편은 역사학과 국문학을 비롯한 다른 분야 종사자들에게도 필수 문헌이 될 듯하며 「조선어 표기편람」은 남한식으로 생각하면 '혼동하기 쉬운 우리말 바로 쓰기'쯤 된다.
류렬 교수가 육필원고로 넘긴 「신라향가연구」는 출판사와 상명대 국문과 최기호 교수가 원고 교정 작업을 벌이고 있어 곧 선을 뵐 전망이다.
북한에서도 3권까지밖에 나오지 않은 「조선말 력사」 시리즈는 총 7권 분량으로 남한에서 완성을 보게 된다.
박찬익 사장은 '가뜩이나 학술서 시장이 좁아지고 있는 요즘 북한 국어학 관련 서적물을 전집 형태로 출판하다는 것은 우리로서는 모험'이라면서 '하지만 북한학계의 연구성과를 광범위하고도 체계적으로 소개한다는 점에서 이번 전서 발간은 의미가 크다고 본다'고 말했다.
연합뉴스 / 김태식 기자(taeshik@yna.co.kr) / 2001.10.30.

211.220.0.195 나 호영: 오~~우대단해 [ 1/28-16:46]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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