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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댓글]우리말 소리에 된리을은 없습니다.
작성자 한말연구
등록일2002.03.11
조회수1602
안녕하십니까? 한말연구학회입니다.

말씀하신 것처럼 한글은 소리글자로 우리 나라 말소리를 모두 적을 수 있다는 것은 잘 알려진 사실입니다. 그런데 말소리에는 두 가지가 있다는 점에 주의해야 합니다. 하나는 구체적이며 물리적인 "음성"이고 하나는 추상적이고 심리적인 "음소(또는 음운)입니다. "음성"이 실제 발화하는 소리라면 "음운"은 우리가 인식하는 소리로 의미를 구별하는 변별적 기능을 가진 소리를 말합니다.
한글을 "소리글자"라고 할 때 여기서 "소리"는 "음성"이 아니라 "음운"을 가리킵니다. 세종대왕의 훈민정음 창제가 과학적으로 높은 평가를 받는 이유 중에 하나는 바로 이미 500년 전에 음소와 음운의 차이를 인식하고 글자를 만들었다는 점입니다.

현행 맞춤법에서 된리을(?)을 사용하지 않는 것은 현대국어 음소체계에서 "된리을"이 없기 때문입니다. 한 발 불러나 외래어를 표기할 때 된소리를 표기하자는 말씀도 받아들이기 어렵습니다. 왜래어 표기 역시 어느 나라나 자기 나라의 음운 조직에 맞게 표기합니다. 한글은 결코 발음기호가 아닙니다. 외래어 표기를 위해 우리말 음소 체계에 없는 새로운 문자를 사용하는 것은 우리 글 교육만 혼란스럽게 할 뿐입니다(물론 한글을 이용해 발음 기호를 대신하려는 연구는 있습니다). 만약 억지로 영어 발음에 맞추어 표기하려 한다면 선생님이 주장하신 것처럼 그야 말로 미국의 언어 식민지를 자처하는 꼴입니다.(정말 Oh! No입니다).

그리고 의견 가운데 몇 가지 이해 이해가 가지 않는 점이 있습니다.

1) 첨부하신 자료가 어떻게 된소리 표기입니까?
영어의 ㅣ이 어떻게 된소리입니까? 된소리에 대해 잘못 이해하고 계신 듯합니다.

2) 현행 한글 맞춤법이나 외래어 표기법의 근간은 일제 시대 때 "조선어학회"에서 제정한 것입니다.
질문하신 글 가운데 " 우리정부가 수립된 후에 일부 친일 어용 한글학자들이 한글을 간소화한다는 구실로 우리 조상 님들께서 "빨ㄹ리" 혹은 "멀ㄹ리"로 쓰시던 글자를 "빨리"와 "멀리"등으로 쓰도록 한글 맞춤법을 개정하였던 것이다." 라고 하셨는데 남한에서는 1988년에 새로운 맞춤법을 개정하기 전까지 1933년 조선어학회의 "한글 맞춤법 통일안"을 사용해 왔습니다. 도대체 해방후 언제 무슨 맞춤법을 개정했다는 건지 모르겠습니다. 결국 된리을은 1933년 조선어학회의 "한글 맞춤법 통일안"에도 없었으니 선생님 말씀대로라면 조선어학회에서 우리말글을 연구하다 옥고를 치르고 또 목숨까지 잃으신 분들은 "친일어용학자"가 되겠군요. 좀 주의해서 말씀하실 필요가 있습니다.

* 이 답변은 운영자 개인의 답변입니다. 이런 내용으로 학회 차원의 의견을 모으지는 않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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