늘 우리말을 바르게 쓰고자 하는 노력에 감사드립니다.
"잖아/찮아"의 문제는 맞춤법 규칙의 적용 순서를 고려해야 합니다.
이 경우에는 40항을 적용하고 그 결과를 가지고 39항에 적용하면 됩니다. "잖아/찮아"와 관련해서 40항의 내용을 다시 써보도록 하겠습니다.
제40항: 어간의 끝음절 "하"의 ㅏ가 줄고 "ㅎ"이 다음 음절의 첫소리와 어울려 거센소리로 될 때
간편하게 - 간편케, 다정하다 - 다정타, 흔하다-흔타
[붙임] 어간의 끝음절 "하"가 아주 줄 적에는 준 대로 적는다.
거북하지 - 거북지, 넉넉하지 않다 - 넉넉지 않다.
생각하건대 - 생각건대 못하지 않다 - 못지 않다
생각하다 못하여 - 생각다 못해 섭섭하지 않다 - 섭섭지 않다
깨끗하지 않다 - 깨끗지 않다 익숙하지 않다 - 익숙지 않다
"X-하다"형 파생어에서 "하"의 "ㅏ"만 주느냐 아니면 "하"가 완전히 주느냐에 따라 "치"와 "지" 표기가 결정됩니다. 그런데 우리말에서 "하"의 "ㅏ"가 주는 것은 아주 일반적인 현상인 데 반해, "하"가 아주 주는 경우는 매우 적습니다. "하"가 아주 준 경우는 위에 붙임에 제시된 낱말이 다라고 보셔도 될 겁니다. (이는 개인의 발음 습관에 따라 차이가 있는데 저의 경우에는 "거북지", "못지", 생각다" 정도를 제외하고는 "ㅏ"만 생략해서 발음합니다. , 그래서 저는 습관적으로 /생각컨대, 넉넉치, 익숙치.../라고 발음합니다만 위의 규정대로라면 잘못입니다. 어쨌든 그만큼 "하" 전체가 주는 경우는 적습니다.)
질문하신 "만만하지 않다"의 경우도 일반적인 발음 현상과 같이 "하"에서 "ㅏ"만 줄어든 형태로 발음되는 말입니다. 그러므로 40항에 따라 "만만치 않다"가 됩니다.("만만지 않다"로 발음하는 사람은 거의 없다고 생각됩니다.)
이 결과에 다시 39항에 적용하면...다음과 같습니다.
(40항) (39항)
만만하지 않다 - 만만치 않다 - 만만찮다
익숙하지 않다 - 익숙지 않다 - 익숙잖다
(참고) 39항은 "찮"과 "잖"의 문제가 아니라 "찮"과 "챦"의 표기와 관련된 조항입니다.
가지어 -> 가져 (ㅣ + ㅓ = ㅕ)가 되듯이
지 않아 -> 챦 (ㅣ + ㅏ= ㅑ)가 되어야 하는데, 88년 맞춤법부터는 소리나는 대로 "찮"으로 적도록 한 것을 규정한 것입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