자유 게시판
Re..부실과 불실
작성자 보리밥나무
등록일2004.10.21
조회수3175
일반적으로 "不"은 "ㄷ, ㅈ" 앞에서 "부"로 읽히고, 그 이외의 경우나 "ㅅ" 앞에서는 "불"로 읽힙니다. "불신, 불순" 등이 그 예입니다. 그런데 대부분의 사람들은 "부실"의 경우 예외적으로 "불실"이 아니라 "부실"로 읽습니다. 뿐만 아니라 국립국어연구원에서 펴낸 표준국어대사전이나 한글학회에서 펴낸 우리말 큰사전에서도 "부실"이 올바른 표현이라고 설명하고 있습니다. 이는 이미 변해서 굳어진 말은 그 어원을 따지지 않고 발음대로 표기한다는 원칙에 따른 것으로 보여집니다. 따라서 법률용어 사전이나 대법원 판례에서 사용하고 있는 것처럼 "공정증서원본부실기재죄"라고 하는 것이 올바른 표현입니다.

한편 이 문제와 관련하여 정재도(한말글연구회 회장) 선생은 한자 "不"의 "ㄹ"은 "부득불실(不得不失), 부지불식(不知不識)"처럼 "ㄷ, ㅈ" 소리 앞에서는 "ㄹ"이 줄지만 다른 소리 앞에서는 줄지 않는다는 것을 근거로 "불실"이 올바른 표현이라고 주장하고 있으며, 김영만(전 영남대 교수) 선생은 "불삽"이 "부삽"이 되는 것과 같이 "ㅅ" 앞에서 "ㄹ"이 줄어든 "부실"이 올바른 표현이라고 주장하고 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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