역사적(옛말에)으로 우리말에는 "ㅎ" 종성 체언(또는 ㅎ곡용어)라는 것이 있습니다.
"머리"나 "살"등의 중세국어 형태는 현대국어와 달리 "머리 ㅎ"나 "살ㅎ"였습니다.
현대국어에서 단독으로 "머리"나 "살"을 말할 때는 그 흔적이 나타나지 않지만, 합성어의 경우에 "ㅎ"소리의 흔적이 납니다.
머리+가락 --> 머리카락
살+고기 --> 살코기
동물의 성별을 나타내는 접두사 "암", "수"의 경우에도 역사적인 표기는 "수ㅎ", "암ㅎ"였습니다. 그러므로 이들이 다른 말과 결합할 때 "ㅎ"의 흔적이 살아납니다.
수+강아지 --> 수캉아지
수+개 --> 수캐
그런데 세월이 많이 지나다 보니 모든 경우에 그 "ㅎ"의 흔적이 분명하게 나타나는 것은 아닙니다. 그래서 1988년 표준어 규정(제7항)을 정하면서 "수"의 경우("암"도 마찬가지) 뒤에 소리가 분명히 거센소리로 난다고 판단되는 다음 9개만 인정하였습니다.
수캉아지, 수캐, 수키와, 수탉, 수탕나귀, 수톨쩌귀, 수퇘지, 수평아리
그러므로 이 규정에서 제시하지 않은 경우에는 모두 현대국어의 본음대로 써야합니다.
수+벌 --> 수벌, 수+개미 --> 수개미, 수+고양이 --> 수고양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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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그러나 이 규정은 실제 문제가 있습니다. 현실적으로 아직 대부분의 국어 화자가 "수펄, "수캐미", "수피둘기" 등으로 발음하는 것이 사실입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