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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목: 컴퓨터 통신언어 사전
공저: 조오현, 김용경, 박동근 엮음
출판: 도서출판 역락
가격: 14,000원
컴퓨터 통신언어 발간
- 머리말
사이버 물결이 세상을 뒤덮으면서 우리의 생활양식에서부터 의식에 이르기까지 나타난 사회적 변혁은 가히 혁명적인 것이어서 보통 사람들로서는 따라가기는커녕 상상하기도 힘든 상황에 이르렀다. 그 가운데에서도 네티즌 사이에서 사용되는 컴퓨터 통신언어는 이제 그 변화의 속도를 가늠하기조차 힘들어서 기성세대 가운데에서 통신언어를 알아들을 수 있는 사람을 찾기란 쉽지 않을 듯 하다. 통신언어의 발달은 무분별한 한자어의 조어와 외래어의 남용, 비어와 속어로 인해 거칠어질 대로 거칠어진 우리 국어에 또 하나의 오염 요소로 등장하여 뜻 있는 많은 사람들로부터 걱정을 자아내고 있다.
통신언어의 무분별한 사용으로 인한 맞춤법 파괴 현상은 이제 단순한 표기법의 문제를 넘어 국어의 파괴를 걱정할 만큼 심각한 지경에 이르렀다. 언어의 이질화 또한 세대간의 의사소통의 문제뿐만 아니라 남북한 언어 이질화를 더욱 촉진시켜 남북한 통일 언어를 수립하는 데 부정적으로 작용할 것이다.
이 사전의 엮은이들은 컴퓨터 통신언어로 인한 세대간의 언어 이질화와 언어 파괴, 그리고 그로 인해 파생될 사회적 현상의 심각성에 보다 적극적으로 대처하기 위해서는 통신언어의 실태를 파악하는 것이 무엇보다 중요하다고 판단하였다. 그리하여 문화관광부에서 연구비 지원을 받아 2001년 12월에 ꡔ통신언어 어휘집ꡕ을 발간하였다.
이 자료집이 나오자 각종 언론 매체들이 통신언어의 실태에 높은 관심을 보였으며 앞을 다투어 그 심각성을 보도하였다. 많은 연구기관과 국어학자, 그리고 특히 현장에서 청소년들을 교육하는 초․중․고등학교 교사들은 연구와 지도를 위해 자료 요청을 해 왔다. 처음에는 요청하는 대로 자료를 보내주었으나 워낙 요구하는 사람들이 많아 인쇄된 자료는 곧 바닥이 나서 더 보낼 수 없게 되었다. 처음에는 연구실로 찾아오는 사람들에게 복사하여 주었으나 먼 거리에 있는 사람들이 책으로 엮어서 교육 및 연구 자료로 활용할 수 있도록 해 달라는 요청이 끊이지 않았다. 처음에는 이 사전의 편찬이 타오르는 통신언어의 불길에 기름을 붓는 격이 되지 않을까 하여 망설였으나 이제는 소극적인 방법만이 통신언어에 대한 대비책이 아니라는 판단으로 연구와 교육의 자료로 보급하기로 하고 문화관광부의 승인을 받아 이 사전을 발간한다.
따라서 이 사전의 간행은 통신언어의 실태를 파악하고 연구하고자 하는 사람들에게 연구의 자료로 제공하고, 초․중등학교의 교육 현장에서 올바른 언어 생활을 위한 교육 자료로 활용하게 하며, 통신언어의 태어남과 사라짐, 그리고 성장하는 과정을 담은 기록물로 활용하는 데에 그 목적을 둔다.
이번 연구는 건국대학교 조오현 교수, 경동대학교 김용경 교수, 안양대학교 겸임교수인 박동근 박사에 의해 이루어졌으며, 자료를 수집하는 일에는 건국대학교 대학원에서 국어학을 전공하는 변영수, 윤재연, 김연희, 최영미, 한명숙, 곽묘숙 등 6명의 학생 참여하였다. 지금 이 시간에도 새로운 통신언어가 만들어지고 있는 현실에서 모든 통신언어를 다 올릴 수 없이 독자들의 요청에 의해 서둘러 간행하게 된 점은 다소 아쉬운 점이다. 그러나 매일같이 생겨나고 변화하는 통신언어의 특성을 고려할 때 모든 어휘를 완벽하게 수록할 수 없다는 통신언어의 속성에 위안을 삼으며 아쉬운 점을 뒤로 한 채 이 간행의 글을 쓴다.
이 책이 통신언어를 연구하고 교육하는 이들에게 많은 도움이 되기를 바라며, 넓은 의미에서 언어 변화의 한 자료로 활용되기를 기대해 본다. 궁극적으로 오염되어 가는 국어를 바로 잡을 수 있는 자료로 활용되기를 바란다.
2002년 6월 20일
엮은이 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