자유 게시판
Re..취지는 좋은 글이지만
작성자 이원우
등록일2003.01.28
조회수1354
우선 漢字가 필요없는 글이라는 식의 어감부터 좀 짚어야 할 것 같습니다. 누구나 한자의 영향권에 든 한국의 역사에 대하여 반발감 (아니라면 최소한은 한자에서 오는 짜증) 이 있을 것입니다. 저도 물론 그렇습니다. 순 우리말로 언어생활을 할 수 있다면 얼마나 좋겠습니까?

하지만, 현실은 아직 그렇지 못하고, 적어도 지금은 한자를 써야 합니다.

어느나라나 다른 언어의 영향을 받지 않을 수는 없는 것 아니겠습니까? 수 많은 同音多意語는 어떻게 표현해야 할까요?

October 의 Oct 는 원래는 8을 의미하는 것이었습니다. 실제로 이탈리아어에서 Otto 는 8을 의미합니다. 자, 님의 생각대로라면, 라틴어의 영향 아래 있었던 거의 대부분의 유럽 국가들은 이렇게 외쳐야 하지 않을까요?

"이 라틴어들의 잔재를 다 몰아내고 순 우리나라말을 쓰자!"

하지만 실상은 그렇지 못합니다. 그들은 Oct 의 속 의미가 8이건 10이건 여전히 October 라고 쓰고 Octobre 라고도 씁니다.

그리고 금융(金融)을 예로 든 것은 정말 어불성설이었습니다. 만약 쇠붙이를 녹이는 의미로 해석되려면 "금융"이라고 쓰는 것이 아니라 "융금(融金)" 이라고 써야 합니다. 어느정도 한자에 대한 지식이 있으신 분이라면 이런 예는 들지 않으셨을 겁니다. 문제는 동사 앞의 것이 주어가 되고, 동사 뒤의 것이 목적어가 된다는 것입니다. 그러므로 "금융"이라는 말은 "돈이 융(融)하다". 즉, 돈이 돌고 돈다 라는 식으로 해석해야 올바른 것입니다. 이런 기본적인 것을 잘못 이해한다는 것은 한자에 대해 기초적인 것도 모르면서 한자를 쓰는 것을 비판하는 것과 다를 것이 없습니다.

이 밖에도 여러가지 "대꾸"할 내용이 많지만 이정도도 충분할 것 같습니다. 하지만, 취지는 정말 좋은 글입니다. 앞에서도 말씀드렸지만, 한국인이라면 누구나 순우리말로 언어생활을 하는 것을 원할 것입니다. 특히, 같은 뜻을 지닌 순 우리말이 있는데도 굳이 한자를 쓴다거나, 한자를 써야 더 예의바르고 학식있어 보이는 것 (이 - 치아, 나이 - 연세, 등등) 들은 우리가 앞으로 고쳐나가야 할 것이겠죠.

211.177.173.76 이원우: 또한, 한자를 배우는 시간이 아깝다는 말씀은... 납득하기 힘드네요. 한자가 한글보다야 어려운 것은 사실이지만, 사람들이 한자를 잘 모르는 것은 정부의 교육정책의 문제+사람들의 무관심 때문이지 한자가 특히 어렵기 때문은 아니라고 생각합니다. 중고등학교, 아니면 대학교에서라도, 영어 단어 외우는 것만큼 열심을 내서 한자를 외운다면 어느정도는 쉽게 익힐 수 있습니다! 이것은 사실입니다! [01/28-23:3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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